존경하고 사랑하는 너른고을 30만 광주시민 여러분!

다사다난했던 갑오년 청마의 해가 가고 파란양의 해 을미년 새 아침이 밝았습니다. 30만 시민 여러분 모두의 가정에 사랑과 희망 그리고 건강과 행복이 함께하는 한 해가 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대한민국 헌법 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고 되어 있습니다. 국민의 권리와 국가의 의무를 명백하게 규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는 꿈과 희망이 있어야 합니다. 동서고금의 세계사를 보면 꿈과 희망은 언제나 인류문명의 획기적 발전을 가져오게 하였고 바로 꿈과 희망이 있기 때문에 어떠한 시련과 절망 속에서도 힘차게 일어날 수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갑오년을 돌이켜 보면 우리 국민은 희망보다 위로받아야 할 일들이 너무나 많았던 한해였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위로를 받기도 전에 또 다른 큰 일이 일어나 마음의 상처를 더 깊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을미년 양의 해에는 무엇보다 먼저 국민들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고 이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조치들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세계 경제를 불안과 혼돈 속으로 빠지게 했던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일어난 지 6년이 지났는데도 세계경제는 아직 구조적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나라마다 천문학적인 돈을 풀고 제로금리에 가까운 초저금리를 지속하고 있지만 회복은커녕 장기 불황에서 좀처럼 빠져나올 기미가 보이질 않습니다. 성장은 둔화되고, 시장은 붕괴 위험에 처해 있고 불평등 구조는 커져만 갑니다. 정부도 신뢰를 잃어가면서 우리 경제가 이대로 주저앉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하는 국민들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밖으로부터 다가오는 어려움만으로도 버거운 시기에 나라 안의 경제는 말로 설명하기 힘들 만큼 주저앉고 있습니다. 특히 서민들의 삶은 하루하루를 근근이 연명한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절박합니다. 지난 2011년 1조 달러 무역시대를 열었지만 갈수록 벌어지는 빈부 격차와 늘어나는 비정규직 근로자들로 인해 서민 경제는 그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1% 부자들을 위해 99% 국민들을 힘들게 하는 정책들이 오늘의 현실을 만든 주범입니다. 하루라도 빨리 정부의 경제기조 대전환이 필요합니다. 서민들이 웃어야 ‘진짜 경제 활성화“입니다.

그러나 이런 위기를 맞을 때마다 우리 국민은 차분하게 위기의 본질을 파악하고 모두가 힘을 합해 슬기롭게 그 위기를 극복해 낸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희망의 끈을 놓지만 않는다면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솔로몬 왕의 말처럼 머잖아 어려운 시기를 건너갈 수 있을 것입니다.

올해는 양의 해, 느려 보이기는 해도 여럿이 무리를 지어 살면서 좋은 시력으로 세상을 관찰하고 위기에 처하면 민첩한 행동으로 그 위기를 벗어나는 양의 특성처럼 우리 모두가 함께 무리를 지어 힘을 보탠다면 희망으로 가는 새해를 기약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광주시민 여러분.

너른고을 광주에서 시작해 경기도로, 대한민국 전체로 희망의 불씨를 지펴나가야 하겠습니다. 올 해 우리가 같이 걸어가야 할 길은 지난해보다 더 가파르고 힘들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30만 광주시민 모두가 같은 방향을 보고 띠풀처럼 뭉쳐서 한걸음으로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면 우리가 넘지 못할 산은 없다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묵묵히 앞을 향해가는 너른고을 시민 여러분, 다시 한 번 여러분의 가정에 사랑과 희망 그리고 건강과 행복이 함께 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광주신문  gjilbo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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