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5만원 투입될 공사에 517만원만 계상

턱없이 부족한 공사비 ‘전문건설 출혈 강요’

이익은 커녕, 실공사비에도 못미쳐 적자시공 불가피

1175만원이 투입돼야 하는 공사에 그 절반도 안되는 517만원의 공사비만 계상돼 있어 업체는 658만원의 적자시공을 해야 했다.

실공사비에도 못미치는 소규모공사 현장의 부실 품셈 폐해가 심각한 지경이다. 정부가 영세 전문건설업체의 등골을 빼먹고 있다는 업계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소규모공사의 표준품셈을 개정, 영세 전문건설업체들에게 적자시공을 강요하는 폐단을 하루빨리 없애야 한다는 전문건설업계의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대한전문건설협회 경기도회(회장 박원준)는 지난 13일 회장단과 정책추진위원 등이 참가한 가운데 광주시 곤지암 신촌리의 ‘시도 10호선 배수로 정비공사’ 현장실사를 벌여, 소규모공사현장의 공사비 부족 실태를 다시한번 확인했다.

광주시로 부터 설계가 대비 88.658%에 낙찰받은 이 공사는 도급액 3651만원의 소규모공사로, 2개 공종에서 도급액보다 실공사비가 658만원이 더 들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시는 이 공사를 발주하면서 525만원이 실투입돼야 하는 배수공은 301만원, 650만원이 실투입돼야 하는 포장공은 216만원의 공사비를 각각 계상했다. 결국 1175만원이 들어가는 공사를, 그 절반에도 못미치는 517만원에 시공하게 만들어 업체는 658만원의 적자시공을 해야만 했다.

이날 현장실사에 나선 박원준 경기도회장은 “지난 4월 평택시가 발주한 현덕면 족구장 개선공사에 이어 오늘 두 번째 현장실사를 벌인 결과, 소규모공사 현장의 공사비 부족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실정인지 다시한번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수년간 계속되고 있는 건설경기 침체로 경영위기에 몰려있는 영세 전문건설업체들에게 적자시공을 할 수 밖에 없도록 하는 현행 소규모공사 표준품셈제도는 그 폐단이 너무도 심각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적자 출혈시공으로 생존위기에 처한 전문건설업체들을 구하기 위해서는 소규모공사 표준품셈을 하루빨리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앞으로도 계속해서 소규모공사 현장 실사를 벌여 적자시공 실태를 밝히고, 그 결과를 근거로 중앙회와 함께 정부당국에 제도 개선을 강력 건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날 박원준 경기도회장과 함께 실사에 참가한 정책추진위원들 및 관계자들은 “적자시공이 발생한 것은 광주시의 잘못이 아니라 소규모공사에 대한 표준품셈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면서 정부가 영세 전문건설업체들의 등골을 빼먹는 행위나 다름없다고 입을 모았다.

시공업체 관계자는 “이 현장은 화물트럭 등 중차량 통행이 많은 곳인데도 불구하고 2차선 도로 가운데 1차선을 완전히 차단한 채 공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교통이 매우 혼잡한 악조건이어서 야간작업이 요구됐지만 광주시가 예산사정을 이유로 주간공사를 강행하는 바람에 이중삼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한편 경기도회는 2800만원에 평택시가 발주한 ‘현덕면사무소 족구장 주변 시설개선공사’에 대해 지난 4월26일 협회 사상 최초로 현장실사를 벌여 420만원의 실공사비가 투입돼야할 아스콘포장공사에, 그 6분의1에 불과한 70만원만 계상돼 있는 소규모공사 표준품셈의 문제점을 확인하고 이를 언론에 공개, 큰 반향을 일으켰었다.

광주신문  gjilbo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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