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원짜리 시공하니 856만원 적자

“영세 업체들 다 죽으란 말이냐” 전문건설업계 아우성

전문건설협회 경기도회, 문산 소규모현장 품셈 실사

<지난 17일 박원준 경기도회 회장과 정책추진위원들이 소규모공사 표준품셈 문제점을 확인하기 위해 문산시의 ‘마정4리 마을안길 재포장공사’ 현장실사를 벌이는 모습>

“설계가격 1,083만원, 도급액 1,002만원짜리 포장공사를 하고 나니 적자가 857만원 발생했습니다. 이건 정말 영세 전문건설업체들 다 죽으란 말이나 다름없습니다.”

이윤은 고사하고 실공사비에도 못미치는 소규모공사 현장의 불합리한 표준품셈으로 인해 생존위기에 내몰린 영세 전문건설업체들이 아우성을 치고 있다.

소규모공사 표준품셈의 현실화가 시급한 실정이다.

대한전문건설협회 경기도회(회장 박원준)는 지난 17일 회장단과 정책추진위원 등이 참가한 가운데 문산읍 ‘마정4리 마을안길 재포장공사’ 현장실사를 벌여, 불합리한 소규모공사 표준품셈 문제의 폐해를 또다시 확인했다.

설계금액 1,083만원의 약93%인 1,002만원에 문산시로부터 도급받은 이 소규모 공사중 일부인 포장공사의 표층아스콘 포설다짐을 위해 시공업체는 2일간 장비대금과 인건비 등 총1,232만원의 실공사비를 투입해야 하지만, 설계서에는 373만원만 계상돼 있어 결국 857만원의 적자시공이 불가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산시는 이 공사를 발주하면서 폭3m미만인 첫날 포장공사비로 265만원을, 폭3m이상인 둘쨋날 포장공사비로 108만원을 각각 계상했다.

그러나 이들 공사를 시공하려면 아스팔트피니셔, 머캐덤롤로, 타이어롤러, 텐덤롤러, 살수차, 아스팔트스프레이 같은 장비와 함께 포장공, 보통인부 등 인력 투입이 필수적이어서 장비임차료와 인건비로 매일 615만원이 소요되기 때문에 첫날 350만원, 둘쨋날 507만원 등 이틀간 총857만원의 적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문제는 하루 몇시간을 일하든 시공업체는 장비임차료나 인건비 등을 1일분 모두 지급해야 하지만, 표준품셈은 시간당 작업량 기준으로 정해져 있어 발주처가 설계서에 시간당 비용만 계상하면서 빚어지고 있다.

이날 현장실사에서 박원준 경기도회장은 “지난 4월 평택시의 현덕면 족구장 개선공사와 이달 13일 광주시의 시도 10호선 배수로 정비공사에 이어 이번 공사까지 올들어 3번째 현장실사를 벌이고 있다.”면서 “현장실사를 할 때마다 소규모공사 현장의 표준품셈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실정인지 새삼 피부로 느끼게 된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밝혔다.

“현행 품셈제도는 영세 전문건설업체들의 적자시공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는 만큼, 한시바삐 소규모공사 표준품셈제도를 현실에 맞게 개정해야 한다.”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박원준 경기도회장과 함께 실사에 참가한 박용래 정책추진위원(전문건설광주협의회장)과 정책추진위원들은 “정부의 비현실적인 표준품셈 때문에 영세한 전문건설업체들만 다 죽게 생겼다.”면서 정부의 안일한 대응을 성토했다.

한편 경기도회의 현장실사 결과 공사비 2,800만원의 평택시 ‘현덕면사무소 족구장 주변 시설개선공사’의 경우 420만원의 실공사비가 투입돼야할 일부 공사에, 그 6분의1에 불과한 70만원만 계상돼 있었으며 광주시의 시도 10호선 배수로 정비공사의 경우 1,175만원의 실공사비가 투입돼야할 공사에 그 절반도 안되는 517만원만 계상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신문  gjilbo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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